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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 빙자 7명에 30억 뜯어내 …‘울산판 전청조 사건’

by 포커스선 2023. 11. 10.

교제 빙자 7명에 30억 뜯어내 …‘울산판 전청조 사건’

결혼중매앱서 갤러리 관장 등 행세
40~50대 남성 여러명에 동시 접근
투자금 명목 등 380여차례 편취
울주서, 잠복 수사 인천서 검거

 
 
울산 울주경찰서는 다수의 남성에게 연인 행세를 하며 투자금 등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40대 여성을 붙잡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울주서 김회성 수사과장이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명 '전청조 사건'으로 혼인빙자 사기에 대한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울산에서도 다수의 남성에게 연인 행세를 하며 투자금 등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40대 여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7명의 남성으로부터 380여 차례에 걸쳐 총 3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사기 수법은 마치 전청조를 연상케 했다. 직업이 없는 A씨는 주로 결혼 중매앱에서 갤러리 관장이나 기업체 회장 딸 등으로 행세하면서 주로 40~50대 미혼, 유부남, 이혼남 등을 가리지 않고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여러 남성에게 접근, 친분을 쌓고 사업자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특히 '1인 다역'의 사기극을 이어갔는데 그는 휴대전화 여러 대를 개통한 뒤 혼자서 친정엄마, 친구인 척 허위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피해 남성들에게 자신을 부잣집 딸로 믿게 했다. 또 심부름센터 앱을 통해 가짜 변호사를 고용하고 "돌아가신 어머니가 예비사위에게 수억원의 유산을 상속할 것이 있다"고 한 피해 남성을 속여 5억원의 돈을 가로채기도 했다.

다른 한 피해 남성은 A씨에게 속아 대기업 직장도 그만두고 퇴직금에 대출금까지 약 11억원의 돈을 뜯겼다. 피해자 측 가족에 따르면 빚 때문에 상당한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대상을 특정하면 반드시 1회 이상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명품을 선물하는 등 자신의 여유 있는 삶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피해 남성들에게 신뢰를 쌓았다.

A씨는 한 명당 짧게는 2~3년에서 길게는 7년 이상 교제를 미끼로 사기를 쳤으며, 많게는 5명의 남성과 동시에 만나는 '문어발' 연애까지도 했다. 이렇게 가로챈 돈은 사치품 구입이나 생활비 등에 썼다. 정선 카지노 출입 기록도 있는데 가로챈 상당한 금품이 여기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사기 행각은 한 피해 남성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울주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실시간 위치추적을 하며 수사망을 좁혔다. A씨가 휴대폰을 껐다켰다해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잠복수사까지 펼치며 3일만에 A씨가 피해 남성과 동거한 인천 집에서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관련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이성을 상대로 이뤄지는 각종 사기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가 금전을 요구한다면 우선 의심부터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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