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급매 소화, 하락폭 줄어들자 다시 고개 든 부동산시장 ‘바닥론’?

8일 뉴스1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4.01%(2월27일 기준)로 집계됐다.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지난해 5월 둘째 주부터 43주 연속 마이너스였다.
집값은 금리 인상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지난 2월까지 기준금리를 4.75%까지 올렸다.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 기준금리도 3.50%까지 상승했다.
고금리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급등 피로감과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며 수요가 급감했다. 전국 아파트매매수급지수는 상승기였던 2021년 2월8일 115.0까지 올랐지만, 올해 2월27일에는 74.0까지 떨어졌다. 1월 전국 주택 거래는 평년의 30% 수준까지 급감했다.
하지만 정부가 규제 완화 카드를 들고나오며 시장 분위기가 일부 바뀌었다. 1·3 대책으로 대출·세제·청약·전매제한·실거주 의무 등 부동산 전 분야에 걸친 규제를 풀었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를 폐지하고, 취득세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시장에선 기대감이 번지는 모습이다. 집값은 매주 하락세긴 하지만, 낙폭은 올해 들어 축소됐다. 내림 폭이 꾸준히 확대됐던 지난해 하반기와 달리 올해는 2월 첫째 주를 제외하곤 매주 하락 폭을 좁혀가고 있다. 1월 첫째 주 -0.65%였던 아파트값 하락 폭은 약 두 달 만에 -0.34%로 축소됐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 바로미터로 불리는 서울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08% 떨어졌지만, 내림세는 완만해졌다. 2월 넷째 주(27일 기준·-0.24%)에는 주간 기준 최소 낙폭을 기록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거래량도 늘었다.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658건(7일 기준)으로, 집값 상승기가 유지됐던 지난해 5월 수준까지 회복됐다. 단지별로 살펴봐도 거래 건수가 대폭 늘었다. 같은 달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거래량은 36건으로 12월(16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집값이 바닥을 찍었고 올해 내로 반등하리라는 예상까지 나왔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지표의 부진은 여전하지만 최악의 국면은 지났고, 주간 아파트 가격 지수의 전주 대비 변동률은 빠르면 3월 이내에 플러스 전환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속단은 이르다는 목소리가 더 우세하다. 거래량이 회복됐다지만 고점(2020년 6월 ·1만5623건) 대비 10분의 1 수준이라 거래의 적극성이 부족하고, 금리 인상 가능성과 경기 침체 우려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규제 완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하락 폭 축소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유선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2020~2021년 주택가격의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과거의 강력한 금융규제 및 최근 규제완화 정책 기조, 분양물량 축소 가능성 등 감안하면 급락 가능성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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