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나에게 야구=심장”, 암 수술 3번 후 기저귀 차고 훈련 ‘고백’ (‘유퀴즈’)[어저께TV]

[OSEN=박하영 기자] ‘유퀴즈’ 김성근이 야구를 향한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신이 아닌가’ 특집으로 야구 감독 김성근이 출연했다.
김성근은 한국 야구계의 거목이자 시대의 명장으로 불리는 감독으로, 한국프로야구 2646경기 출장, 통산 1384승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올린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산증인이다. 그는 OB 베어스,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쌍방울 레이더스,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등 총 7개 프로구단의 감독을 역임했다.
이날 유재석은 김성근 감독 은퇴 당시 “고양이 세 마리가 기다리고 있다’라고 했던 말을 언급했다. 이유는 바로 최근 ‘최강 야구’ 감독으로 컴백 했기 때문. 이에 김성근은 “그거도 한 일주일 거절했다”라고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아마추어 야구는 놀다시피 하니까 해봤자 재미없지 않냐. 돌아와서 실제 시합하는 걸 TV로 보니 얘네들이 진지하게 하는구나. 표정이 다르더라. 해볼까 싶어서 수락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성근은 ‘최강야구’ 전임감독 이승엽에 대해 “이승엽은 우리 집 앞 빌당을 샀다. 나는 그늘에 있고”라고 말해 너스레를 떨었다.

또 ‘최강야구’에서 은퇴한 선수들에게 “돈 받는다는 것 프로라는 것이다”라는 명언에 대해 김성근은 “선수들이 시합에 져서 프로 ‘출신’인데 창피하지 않냐고 하더라. 틀렸다, 돈 받는다는 건 프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강야구’의 목표 승률 7할이라는 숫자가 마음에 들었다며 감독하게 된 이유를 덧붙였다.
재일교포 출신인 김성근은 일본에서 태어나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재주는 없었다. 달리기도 1등을 해본 적이 없다. 100m를 뛰면 17초가 나왔다. 걸어가는 거랑 같았다. 운동을 못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근데 그날 육상부 감독님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달리기를 잘하냐’라고 물었고, ‘내리막을 뛰어라’고해서 그날부터 내리막길을 50번 씩 뛰었다”라고 덧붙였다 .
심지어 김성근은 당시 학비를 벌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 우유 배달을 하며 달리기 연습을 했다고. “우유배달을 하면서 달리며 초를 쟀다. 힘들기보다 좋았다. 모든 부분에서 하면 되는 거지. 못한다는 의식이 가장 나쁘다. 부족함을 채워야겠다는 신념으로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김성근은 영구 귀화 당시 가족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했다고. 그는 “영구 귀화를 할 때 가족들이 다 반대를 했었다. 당시 한일 국교가 안 되었었다. 그래서 김포공항에 내리면서 다짐을 했다. ‘이 책임은 내가 지자’ ‘대한민국의 최고가 되자’라고 다짐했다”라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또 김성근 감독은 자신의 많은 징크스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노란 속옷 이야기인데 OB 코치일 때다. 서울 올라와서 연승할 대 입었던 게 노란 속옷이다. 되게 냄새났을 거다. 4일 내내 착용했다. 양말은 오른쪽 신고 이기죠? 그럼 신는다. 지면 또 바꾼다”라고 밝혔다. 그의 징크스는 지금까지도 이어졌다. ‘최강 야구’ 시합 패배 당시 출근하자마자 신발부터 갈아신었고, “이 신발 당분간 안 신을 거다”라고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김성근은 한국 시리즈 우승을 못 하는 징크스를 SK 와이번스 취임 첫해에 한국 시리즈 우승으로 2007년에 징크스를 깼다. 무려 프로팀 감독 23년 만의 첫 우승이었고, 이에 김성근은 “우와아아 하는 기분은 안 오더라. 2008년 2연패 했을 때 새벽 4시까지 마셨다. 그런데 그것도 징크스다. 그 다음부터 시즌 들어가면 그 집만 찾는다. 결례지만 주인은 맛있어서 오는 줄 안다”라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사람이 신념이 강하면 그쪽으로 몰리게 돼있다”라며 “김성근이라고 하면 너무 승부에 집착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난 이렇게 생각한다. 감독의 목적은 이겨서 선수에게 돈을 주는 거다. 보너스도 받지, 연봉도 올라가지, 그럼 가족도 행복하지. 감독은 그걸 위해서 모든 걸 해야 하는 사람이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비정한 감독이라는 소리에 대해 김성근은 “비정한건 관심이 있다는 거다. 또 나는 ‘사람을 절대 버리지 않아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절대 경기 중에 선수들에게 혼을 내지 않는다. 그럼 그 사람이 마이너스가 된다”라며 전했다.

특히 김성근은 암수술 경험을 고백했다. 그는 “암수술 3번을 했다. 수술을 하고 기저귀를 차고 연습장에 나갔다. 근데 피가 새더라. 연습이 끝나고 가려는데 피가 차서 무거워서 움직일 수 없었다”라며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러면서 그는 “생사를 걸어야 한다. 내가 편해지려면 리더 못한다”라며 자신만의 철학을 드러냈다.
한편, 12년 전 김성근과 핫초코 광고를 찍었던 아역 모델이 올해 NC 다이노스 프로 야구 선수로 데뷔한 투수 목지훈이라는 사실이 전해져 시선을 모았다. CF 찍을 당시 김성근은 SK 와이번스 감독직에서 경질된 상태였고, 그는 광고에서 “아 야구하고 싶다”라는 어린아이의 말에 모자를 벗으며 “나도”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어 “할아버지 야구 잘하세요?”라는 질문에 “조금”이라고 답하는 모습에 화제를 모았다.

김성근은 광고 촬영을 떠올리며 “아이가 내가 뭐 하는지도 모르는 거다. 끝나고 가는데 애가 좀 움직였다. 뛰어보라고 했더니 빠르더라. ‘너 야구하면 되겠다’ 이 말로 엄마가 야구를 시켰다”라고 고백했다. 이에 유재석은 “말 한마디에 바뀐 인생이다”라며 감탄했다.
이후 두 사람은 실제로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오랜만에 만난 김성근은 “오랜만이다. 축하한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목지훈은 “콘티 중에 달리고 스윙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쟤 야구해도 되겠다’라고 해서 야구를 하게 됐다. 근데 감독님을 만날 수 없어서 ‘프로선수가 되면 만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꿈이 이뤄졌다”라고 전했다.

김성근은 목지훈에게 수첩을 선물하며 실제 투구폼까지 코칭해주는 모습을 보여 훈훈함을 안겼다. 이에 목지훈은 “그때 해주신 한마디로 프로 선수가 되었다. 오른 해주신 말 잘 새겨듣고 훌륭한 선수가 되었다”라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이어 그는 “제가 1군을 가게 되면 첫 경기는 꼭 감독님을 초대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성근은 ‘나에게 야구란’이라는 질문에 “심장이랑 똑같다. 심장이란. 어디에서든 생명선이다. 야구가 있기에 하루가 좋다. 야구 때문에 책도 보고. 야구 할 때는 시간이 칼처럼 흐른다. 인생에서 제일 즐거운 길이 야구장 가는 길이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다시 태어나도 야구 하고 싶냐’는 물음에 김성근은 “다시보다 야구 인생을 연장하고 싶다. 100점 만점에 70점이다. 야구는 또 변하고 있고 해도해도 야구가 하고 싶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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