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로벌PMC 통상 100억원 이하 '꼬마빌딩' 시장은 국내에서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란 말이 상징하듯, 꼬마빌딩에 대한 대중의 로망은 식지 않고 있습니다. 중소형 자산으로 분류되는 이들 빌딩은 자산가에게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대체투자처로 자리 잡았고, 여유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흐름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열기와 달리, 여전히 많은 투자자가 충분한 준비 없이 성급하게 거래에 나서는 모습은 우려됩니다. 특히 빌딩 실사(DueDiligence) 절차를 생략하거나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직면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실사란 투자 결정 전에 대상 자산의 모든 측면을 철저히 조사·검증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건물의 물리적 상태부터 법적 문제, 재무적 수익성, 시장 환경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투자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는 필수 절차입니다. 빌딩이 작다고 해서 투자 위험까지 작아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실패 사례 중 하나는 중개인이 제시한 예상 수익률만 믿고 서둘러 계약한 후, 뒤늦게 문제를 인지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계약 체결 전에 실사를 통해 설비 상태, 임대차 계약의 안정성, 주변 시세, 공실률 등을 검토하지 않으면 수익 구조의 허점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일례로 서울 강북의 한 건물이 연 수익률 5%라는 조건으로 시장에 나왔습니다. 그러나 실사 없이 매입한 투자자는 곧바로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주요 냉난방 설비가 노후돼 작동 불능 상태였고, 옥상 방수 불량으로 누수까지 발생해 보수비용이 수천만원이 들어갔습니다. 게다가 임차인 대부분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었고, 주변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로 재계약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태였습니다. 결국 수익률은 당초 기대 수준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실사를 거치지 않고 매입한 경우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수익형 부동산의 본질은 '건물'이 아니라, 그 건물이 창출하는 '현금흐름'에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건물을 사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현금흐름을 매입하는 셈입니다. 그렇기에 이 수익의 '양',즉 임대수입 규모뿐 아니라 '질',즉 임차인의 안정성과 계약 구조까지 면밀히 분석하는 실사 과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자주 인용한 "신뢰하되 검증하라(Trust,butverify)"는 원칙은 빌딩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중개인의 말이나 수익률 제안서를 그대로 믿기보다, 실사를 통해 검증하는 것이야말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안입니다.
꼬마빌딩은 결코 가벼운 투자가 아닙니다. 작은 실수 하나가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금 이 순간 실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철저한 실사에서 시작된 투자가 결국 실패하지 않는 투자를 만듭니다. 실사를 생략한 매입은, 눈을 감고 걷는 투자와 다를 바 없습니다.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일은 수익을 좇는 일보다 먼저 고려돼야 합니다. 꼬마빌딩 투자에서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는 '묻지마 투자'가 아닌 '꼼꼼한 검증'입니다. 믿는 만큼 검증하고, 보이는 만큼 살펴야 진짜 수익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