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세는 잘 없어요" 가뜩이나 구하기 힘든데…'전세 지옥' 온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141건으로 전월(1만3803건) 대비 26.5%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9월(9255건) 이후 최저치로 전세 거래는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전세난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14만 가구로, 전년(17만1809가구) 대비 약 18% 감소할 전망이다. 신축은 물론 기존 아파트 전세 물건도 시장에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임대차 2법의 영향으로 기존 계약이 유지되면서 전세 매물의 회전율이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고금리와 전세사기 문제는 전세시장의 구조적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최고 연 5%에 육박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3.26~4.82% 수준이다. 금리 부담이 커지자 일부 세입자들은 전세 대신 반전세나 월세를 찾는다. 집주인들도 월세 계약을 선호하게 되면서 전세 매물은 더욱 줄고 있다.
전세사기 공포도 시장을 왜곡시키는 요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는 2021년 2976건에서 2023년 1만5665건으로 급증했으며 사고 금액은 3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빌라나 다세대 주택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되면서 세입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아파트 전세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전세 매물 물량은 한정돼 아파트 전세로만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거래량은 줄고 수요는 왜곡되다 보니 전세가격은 오름세다. 4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3.3㎡당 138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324만 원) 대비 4.7%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월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업계는 대선 이후에도 당분간 전세난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서울을 중심으로 내년 입주 물량은 올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대선 이후에도 전세대란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전세지옥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설령 대규모 공급 확대 정책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되더라도 공급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는 없는 만큼 내년까지는 전세시장의 어려움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