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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성 호텔이 내 집으로"…하이엔드 아파트 '커뮤니티 전쟁'

by 포커스선 2025. 6. 19.

"5성 호텔이 내 집으로"…하이엔드 아파트 '커뮤니티 전쟁'

 
 
개포6·7 8천여평 커뮤니티에 학원셔틀·무빙워크까지
5성 호텔·최고급 리조트 수준 게스트하우스·라운지도
"부자 많아지니 수요↑"…100억 이상 아파트 올해 16건
"대단지·초고층 이어 VIP맴버십 수준 커뮤니티 기준돼"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기존 조합 원안보다 2070평을 추가 확보한 7837평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카페테리아·사우나·피트니스센터·스카이라운지 등) 조성’, ‘개포 최초 지하철역 80m 길이의 직통 연결 무빙워크’, ‘개포 최초 대치동 하이패스 프리미엄 서비스로 차량 5대 제공’, ‘프라이빗 독서실·북카페·에듀라운지·스터디룸·서점·스터디 카페 등 개포 최초 원미닛 스터디 존 조성’.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한 현대건설이 조합 측에 제시한 커뮤니티 시설 및 컨시어지 서비스 공약 면면이다. 경쟁자 없이 수의계약으로 추진되고 있었지만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에 걸맞는 랜드마크 단지를 선보이겠다는 자발적 약속이었다.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날로 늘고 있는 하이엔드 주택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거 최상급지로 불리는 강남권 곳곳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건설업계 초호화 커뮤니티 경쟁이 뜨겁다.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진 이른바 자산가 규모가 꾸준히 늘면서 하이엔드 주택 수요 또한 커지는 가운데 예전엔 볼 수 없었던 주거 편의성으로 이들을 공략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4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이른바 ‘자산가’는 지난해 46만 1000명으로, 2020년(35만 4000명) 대비 30.2% 늘었다. 같은기간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 규모는 1735조원에서 2802조원으로 무려 61.5%의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국내 하이엔드 주택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자본시장 성숙에 따라 신흥 부유층의 출현으로 하이엔드 주택 수요층이 두터워졌다”며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고 봤다. 과거 하이엔드 주택에 좀처럼 끼지 못했던 대단지 아파트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워 이같은 수급 불균형을 공략하고 나선 까닭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00억원 이상에 매매거래된 아파트는 총 16가구에 이르는 등 수요가 확인됐다. 나인원한남과 한남더힐 등 고급빌라 형태의 아파트를 제외하고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건 대단지 아파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전용면적 234㎡ 165억원)와 아크로리버파크(전용 154㎡ 2가구 각각 100억원),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전용 159㎡ 135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하이엔드 아파트로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11차와 현대2·7차 아파트 3가구도 101억~130억 5000만원에 매매거래되기도 했다.

개포주공6·7단지 외 최근 정비사업 곳곳에 커뮤니티에 차별화 가치를 담으려는 시도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단독으로 응찰해 다음달 중 수의계약이 예정된 서초구 방배동 방배신삼호 아파트도 커뮤니티 시설에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았다. HDC현산은 단지명을 ‘더 스퀘어 270’으로 제안하고 조합에 △가구당 5.5평 커뮤니티 공간 △복층 공간으로 개방감을 극대화한 골프 아레나·LED 멀티코트·실내 수영장 등을 약속했다. 여기에 국내 최초 최고급 리조트 스타일(아난티·반양트리·포시즌형)의 게스트 하우스 ‘메종7’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의 경우 그룹 계열사 파르나스호텔과 아예 업무제휴를 맺고 주요 시공 단지에 5성급 호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GS건설은 현재 수의계약을 추진 중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사업 ‘잠실자이 리비에르(가칭)’의 스카이브릿지와 게스트 하우스 등 커뮤니티 시설에 우선 이를 적용해 파르나스호텔 클럽 라운지급의 공간·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경쟁입찰 또는 수의계약과 관계없이 새로운 가치를 담은 하이엔드 단지가 지으면 그 자체만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며 “여기에 차별화된 커뮤니티, 컨시지어 서비스가 입주민들에게 호응을 얻을수록 다른 랜드마크 사업 수주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급 아파트 1세대는 대단지, 2세대는 초고층, 3세대는 일반 커뮤니티를 갖춘 단지였다면 최근 4세대는 5성급 호텔 서비스에 버금가는 차별화 커뮤니티가 기준이 됐다. 호텔 등에서 누리던 VIP맴버십을 주거지에서 누릴 수 있는 형태”라며 “아무리 비싸도 몇십억원에 그쳤던 아파트 가격이 이젠 100억원을 훌쩍 넘는 시대인 만큼 호텔은 물론 스포츠·레저, 의료, 교육 등을 아우르는 차별화·초호화 커뮤니티 시설이 하이엔드 아파트의 필수가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