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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마인드파워

"한낮에도 꿈을 꾸는 CEO"

by 아카데미 2022. 4. 10.
"한낮에도 꿈을 꾸는 CEO"
*** 지적재산권 활용해서 사업 성공하기 ***
 


개와 고양이는 한 집에 살면서도 잘 싸우는 모양이다. 여기 질문 한 가지. 개와 고양이의 싸움을 말리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몇 가지 안이 나왔다. "개와 고양이를 각각 다른 우리 안에 가둬두어요". 싸우는 걸 원천봉쇄하겠다는 말인데 싸움을 말리는 방법치고는 좀 밋밋한 것 같다.

"개와 고양이에게 각자 좋아하는 먹이를 줘요". 흠! 이 방법은 싸울 생각을 못하도록 서로의 관심을 미리 다른 데로 돌려 보겠다는 의도인 것 같은데 그럼 먹이를 다 먹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하나?

"개를 멋진 고양이로 변장시키고 고양이를 멋진 개로 변장시켜요" 하하, 나는 그만 웃고 말았다. 이 안을 낸 아이의 설명인 즉, 개는 고양이가 자기와 다른 동물이라서 싫어하는 것 같은데 고양이에게 가짜 털을 붙여서 멋진 개로 변장 시킨다면 개가 고양이를 보고 반할 것이고, 그래서 둘이 일단 친해진 다음에는 가짜 털이 좀 떨어져도 별로 문제될 것 같지 않다는 말이었다.

물론 개를 고양이로 동시에 변장시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지만 말이다. 나를 감동시킨 이 엉뚱한 대답은 무리 중 가장 어린 꼬마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그래 우리는 때로 너무 틀에 박힌 생각만 한다.

브랜드, 특허, 의장, 상표, 예술저작물 등 지적재산권의 대상은 창작물로서 사고의 자유에서 잉태된 산물이다. 그런데 이 분야에서 조차도 기존의 틀을 깨는 자유로운 발상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브랜드의 대표명사 격인 상표의 역사를 보면 그러하다. 오랫동안 상표는 평면적인 표지여야 하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가방에 찍혀있는 루이비통 문양이나 컴퓨터의 IBM 글씨처럼 상표 (trade mark) 하면 대개 상품에 붙어있는 문자나 로고의 표지, 새김, 라벨 이런 것들을 연상하였다. “왜 굳이 상품이나 천에 상표를 찍어야 하느냐” 소위 이런 식의 평범함과 기존 틀에 대한 도전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전통적인 브랜드에 처음 도전장을 낸 것은 바로 색채(color) 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색채는 상표법상 보호받는 상표의 대상이 되지 못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에 색채상표가 도입됨).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상표가 흑백이 아닌 색채 상표였음에도 불구하고 상표 등록에서 색채의 지위는 그동안 무시되어 왔다.

특정한 색채에 상표 등록을 허용하는 경우 색채가 한정되어 있어서 동종업계에서 식별가능한 색채가 곧 고갈되어 경쟁업자들은 더 이상 사용할 색체를 가지 못하게 될 것이므로 이를 상표등록토록 하여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오랫동안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WTO 가입국들이 색체상표를 상표법상 등록이 가능한 상표로 보호하고 있으므로 시각적 효과가 중요한 브랜드에서 색체의 사용은 이제 매우 중요한 사업적 고려대상이 되었다. 미국의 경우는 핑크색, 금록색 (green-gold)과 같은 단일 색상도 상표로 등록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단일 색상은 상표로 등록받지 못함).

전통적 브랜드에 대한 반란은 상표의 구조 면에서도 있었다. 평면의 구속에서 벗어난 3차원적 상표 개념이 도입된 것이다. 이러한 입체상표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섹시한 디자인으로 전 세계를 유혹한 코카콜라 병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로 하여금 그 이름 대신 할아버지 닭다리 집에 가자고 조르게 만드는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의 할아버지 인형 (colonel Sanders)도 유명한 입체상표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도 1997년부터 입체상표를 인정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공동체에서도 입체상표를 상표의 하나로 인정하여, 많은 기업들이 입체상표를 출원하고 있다.

상표의 기존 개념을 획기적으로 뒤흔든 신개념 상표들도 있다. 소리나 음향 상표가 그 예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소리를 상표로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 영국 등에서는 소리도 상표로 등록이 가능하다. 영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마 영화 시작전 또는 종료 후에 사자가 한 마리 나와서 으르렁거리는 영화가 있다는 걸 기억할 것이다. 이것은 영화사 로고 중 가장 유명한 것 중의 하나인 MGM (Metro Goldwyn Mayer) 사의 로고인데, 그 사자가 포효하는 소리가 바로 상표 등록 된 것이다. 음향 뿐만 아니라 음악도 상표등록이 가능하다.

또 다른 신개념 상표로 냄새상표가 있는데, 냄새가 상표로 개발된 예는 위의 색채나 소리보다 훨씬 적다. 미국과 유럽에서 바느질용 실, 테니스 공 등에 특정한 냄새가 상표로 등록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냄새를 상표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상표의 개념은 날로 확장되어 가고 있으므로 지금은 비록 평면적인 상표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앞으로 색체, 입체적 형상, 냄새, 소리 등 비전형적인 상표 (non-traditional mark) 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창작은 자유를 근간으로 한다. 틀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무한한 자유. 푸른 창공을 날아다니는 새와 같은 자유. 음악에도 상상, 꿈, 자유, 이런 것들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이 있다. 내게 한없이 포근하고 안락한 자유를 선사하는 음악.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가 이니라 '보이는 그대로'로 그렸던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음악, 바로 드뷔시 (Claude Debussy)의 곡들이다.

'달빛 (Clair de lune)', '꿈(Reverie)' 과 같은 여러 가지 훌륭한 소품들이 있어서 마음 가볍게 들을 수 있다. 아름다운 환상을 꿈꾸게 하는 '아라베스크 1번 (Arabesque No. 1)' 과 관능적이고 몽상적인 '목신의 오후 전주곡 (Prelude to the Afternoon of a Faun)'은 또 어떠한가? 숲의 님프를 피리로 유혹하는, 그 아름다운 오후의 목신 판이 되어봐도 좋다. 편안한 창가에 기대어 눈을 지긋이 감고 이 정도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 몸은 어느덧 창밖의 푸른 창공을 날고 있을 것이다.

남의 것을 답습하는 것에 '창작'이 있을 수 없다. 기업은 또한 CEO 가 사고하는 것 이상으로 성장할 수 없다. '당신의 내면 가장 깊숙한 생각을 어루만저주는 음악', 드뷔시의 한 CD 앨범 앞에 붙어있는 부제이다. 빡빡한 틀 속에 갇혔던 우리의 감성을 풀어놓아보자. 한 낮에도 꿈을 꾸는 CEO, 얼마나 멋있는가?


손 민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졸업
미국 위스콘신대 생화학과 박사(이학박사)
특허청 심사관
김&장 법률 사무소
한양대학교 국제 특허원 강사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 자문위원(지적재산권 분야)
한국 국제지적재산권보호협회 회원
대한변리사회 섭외이사(현)
한얼국제특허사무소 대표 변리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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